16. 위트 있는 시 3인방

해인글방 열여섯번째 시 : 위트 있는 시 3인방
 

이번 회는 이해인 수녀님의 시 가운데 재미있는 시 세 편을 준비했습니다.
감자의 맛, 숨바꼭질, 머리카락의 기도...
제목부터 미소가 활짝 머금어지는 시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더욱 명랑한 시간을 가져봅니다.


시 하나. <
감자의 맛>

통째로 삶은
하얀 감자를
한 개만 먹어도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럽고
넉넉해지네

고구마처럼
달지도 않고
호박이나 가지처럼
무르지도 않으면서

싱겁지는 않은
담담하고 차분한
중용의 맛

화가 날 때는
감자를 먹으면서
모난 마음을 달래야겠다 


시 둘. <숨바꼭질>

나를 찾지 마세요
나는 보이지 않게
숨었습니다

나를 찾아보세요
나는
마음만 먹으면
찾을 수 있는 어딘가에
숨었습니다

당신이 끝내
나를 못 찾아도
서운할 것이고
너무 빨리 찾으면
당황할 것이고

어찌해야 좋을지
정말 모르겠네요


시 셋. <
머리카락의 기도>

그는 밤새
나를 위하여
기도했다고 한다

나의 모든 생각과 꿈과
슬픔과 기쁨을
알고 있는 벗으로서
언제나 같이 있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떨어져나가는 것이
헤어지는 것이 슬프다고 한다

잘 가라, 내 친구
그동안 고마웠어!
나는 버리면서
많이 미안하다


시 세편의 마무리로,
홍찬미 글로리아가 부르는 '제주도의 푸른 밤'과 '여드름'을 들으며
유머러스한 시 감성을 이어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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