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소나무 연가

해인글방 열네번째 시 <소나무 연가>


늘 당신께 기대고 싶었지만
기댈 틈을 좀체 주지 않으셨지요

험한 세상 잘 걸어가라
홀로서기 일찍 시킨
당신의 뜻이 고마우면서도
가끔은 서러워 울었습니다

한결같음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건
얼마나 주제 넘은 허영이고
이기적인 사치인가요

솔잎 사이로
익어가는 시간들 속에
이제 나도 조금은
당신을 닮았습니다

나의 첫사랑으로
새롭게 당신을 선택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의무가 아니라
흘러넘치는 기쁨으로
당신을 선택하며
온몸과 마음이
송진 향내로 가득한 행복이여


이해인 수녀님은 수도자의 길을 한결같이 걸어오면서
인내하기 어려운 순간들도 마주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럼에도 하느님을 향한 사랑으로 승화시킨 수녀님의 삶과
인간적인 고백을 <소나무 연가>로 함께 느껴봅니다.

그리고 소나무처럼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느님을 그리는 노래,
홍찬미 글로리아의 <목마른 사슴>을 들으며 ‘한결같음’의 소중함을 되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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