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버전으로 보기
뉴스 가톨릭

9번째 사형제 폐지법안 발의…"가석방 없는 종신형부터"

cpbc 김형준 기자 | 입력 : 2021-10-28 05:00 수정 : 2021-10-28 10:56


[앵커] 오늘은 교정의 날을 맞아 인간 존엄에 반하는 사형제도 문제로 시작합니다.

최근 국회에서 사형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사형 폐지 특별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사형 폐지 법안이 발의된 것은 이번이 9번째인데요.

21대 국회에서는 사형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형준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국내에서 아동학대를 비롯한 흉악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형 집행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머니투데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7.3%가 사형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범죄자에 대한 응보의 감정으로 국가가 국민의 목숨을 앗아갈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형태 요한 사도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 총무>
"국가는 그런 감정에 치우쳐서, 또 다른 말하자면 사형은 살인이거든요. 그래서 여론에 밀려서 또 사형을 집행한다고 하는 것은 그건 국가가 해서는 안 될 일이고요."

사형 집행 여론이 높지만 인간 존엄을 해치는 사형을 폐지하기 위한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최근 21대 국회에서는 처음으로 '사형 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됐습니다.

대표발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무엇보다 소중한 인간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상민 피델리스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람의 생명은 존귀한 것이고 무엇하고도 바꿀 수가 없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끊는 아주 원시적이고 반문명적인 사형제도는 폐기하고 대신 그와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자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묻도록 다른 법률로 대안하는 그런 제도입니다."

법안의 골자는 법률상 규정된 형벌인 사형을 폐지하고 이를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종신형'이란 사망 때까지 가석방이 불가능한 형을 말합니다.

사형 폐지 법안이 발의된 것은 15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이후 이번이 9번째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법안들은 모두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습니다.

이 의원은 21대 국회도 여론에 의해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사형 폐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상민 피델리스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번에는 종전보다 좀 더 환경이 안 좋습니다. 분위기도 국회의원들의 상당히 보수화돼 있기 때문에… 냉정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친 다음에 이것이 반문명적이고 있을 수 없는 제도다, 그럼 다른 것으로 대체하자, 이런 여론이 숙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다만 대체 형벌로 제시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은 교정의 효과가 떨어지고 인간 존엄에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가석방의 가능성이 없으면 사형 확정자들의 교화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주교회의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 총무 김형태 변호사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인간 존엄에 반하는 측면이 있지만, 단계적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먼저 사형 제도를 폐지하고 추후 가석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향이 현실적이라는 것입니다.

<김형태 요한 사도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 총무>
"당분간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하다가 이게 조금 안정이 되면 가석방도 가능하도록 해야 된다, 라는 게 이제 약간의 현실론인 거죠. 현재로서는 국민의 법 감정을 생각해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 정도가 대안이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시작으로 21대 국회에서는 사형제도가 완전히 폐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CPBC 김형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