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영혼의 울림 - 김윤신 쟌느

김윤신 쟌느

예술가 김윤신은 60년 동안 화업을 이어오면서 다른 데로 눈을 돌린 일이 없었다. 홍대 작업실 붙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젊은 예술가는, 결혼 대신에 파리유학을 선택했고, 오십에 안정된 교수직을 버리고, 아르헨티나에 정착했다. 한국에서 아르헨티나는 그야말로 지구의 끝. 이제까지 쌓아올린 것을 버리고 머나먼 타국에서 집도 없이, 돈도 없이, 명성도 없었다. 단 하나 작업할 수 있는 나무만 있었다. 그는 작업할 재료를 찾아 멕시코 오지로, 브라질로도 갔다. 그곳에는 작가가 원하던 재료는 물론 작가가 갈망하는 정신적 자유가 있었을까. 그의 입을 통해 그가 감수한 것이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 들어보면서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계속된 그의 열정의 강도를 깊이를 통해 그가 도달한 영혼을 느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올해 화업 60년을 맞아 고국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팔순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금도 왕성한 창작력을 자랑한다. 젊은 남자가 운반하기에도 힘든 육중한 목재, 남미 밀림에 사는 나무를 손수 옮기고 전기톱 등 다양한 공구를 이용해 조각한다. 그의 손은 의외로 작고 부드럽고 따뜻했다.)


- 이야기 중에서 -

"작업하는 일은 언제나 행복하죠. 하지만 생활을 꾸려가는 일은 힘들었죠. 아르헨티나에 있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내 수중에 100달러가 있었어요. 집도 없이 시작한 거예요. 올림픽 이후에는 달라졌지만 그 전에는 한국 사람을 무시했어요. 전시회는 당장 가야 하는데, 말도 안 통하는데 비자는 안 나오고 (이때 작가는 설움이 밀려오는지 눈이 벌개 졌다.)

외국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걱정 많이 해요. 나라가 강해야 우리들도 밖에서 제대로 대접받고 살거든요. 우리나라 엄청 빠른 속도로 발전했는데, 이게 지속이 돼야 할 텐데 걱정이 되죠. 또 너무 겉모습에 치중하니까 그것은 좀 아닌데 싶어요.

나는 웬만해선 아프다고 눕지를 않아요. 그러고 싶지가 않아요. 어느 때는 너무 힘들어서 하느님께 원망할 때도 있지만 기도하고 나면 또 힘을 얻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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