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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사회사목

서울시, 복지사각지대 주민 지원 ‘○○동 종교협의회’ 지원사업 공모

세모녀 사건 계기로 종교계 역할 확대… 정성환 신부 "다소 아쉽다"

2022.10.09발행 [1681호]




지난 8월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어머니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된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세모녀는 희소병과 암으로 투병하며 생활고를 겪었지만 복지제도의 혜택과 주변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수원 세모녀 사건’ 이후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한 종교계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서울시가 이에 호응하는 구체적인 대책을 내놨다.

서울시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동주민센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종교단체 간 협업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주민을 발굴ㆍ지원하고자 가칭 ‘○○동 종교협의회’ 지원사업 공모를 시작했다. 공모 기간은 10월 15일까지다. 종교단체는 가톨릭,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로 각 종단ㆍ교단 본부, 성당, 교회, 사찰 등 일선 종교단체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특정 종교단체가 2개 이상의 동주민센터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복수의 종교단체가 각각 동일한 동주민센터에 사업 신청은 할 수 있다. 특정 지역 성당들이 연합회를 구성하거나 가톨릭과 불교 등 다른 종교간 연합해서 사업을 펼칠 수 있다. 공모 사업 선정자는 이달 중 발표된다.

이번에 구성되는 종교협의회는 정기회의와 복지위기가구 발굴 캠페인(월 1회 이상), 가정방문(월 30가구 이상)을 병행하고 기타 특화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중점 활동은 지역 내 위기가구를 발굴해 신고하고 고독사를 예방하는 것이다. 또 민간의 후원금품을 기부하거나 연계하고 신규 돌봄사업을 발굴해 시행할 수 있다. 아울러 종교단체 자원봉사단을 활용해 청소, 취미활동을 연계한 봉사도 펼칠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 전역에 촘촘하게 퍼져 있는 성당과 교회, 절 등 여러 종교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발굴하고 돌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촘촘한 종교계 지역 네트워크가 작동하면 복지제도의 내용이나 신청 방법을 몰라 혜택을 받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를 지낸 정성환 신부(서울대교구 제4 종로지구장)는 “서울시가 그동안 요구한 대로 종교계를 파트너로 인식했다는 건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도 지역 복지협의체에 종교계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본당 사회사목분과장이나 분과 위원들을 명예 사회복지직 공무원으로 임명해 위기 가정 방문을 합법적으로 방문할 길을 열어주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앞서, 지난달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가 개최한 ‘수원 세모녀 등 취약계층 죽음에 관한 종교사회복지계의 역할과 민관협력’ 긴급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수원 세모녀 사건 등을 계기로 드러난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종교계와 정부, 지자체가 협력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종교계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