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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사회사목

위태로운 지구, 성장 아닌 생명 중심 체제로 바꿔야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기후위기 극복과 지속 가능한 사회’ 심포지엄, 탈성장과 형평성 지향 촉구

2022.06.19발행 [1667호]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6일 수원교구청 2층 대강당에서 ‘기후위기 극복과 지속 가능한 사회’를 주제로 2022 정기 심포지엄을 열었다. 사회는 심포지엄을 함께 주최한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양기석 신부가 맡았다.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이번 심포지엄은 우리 사회에서 막연하게 사용되는 ‘그린 뉴딜’이나 ‘녹색성장’이라는 말에 담긴 이면의 진실을 알고, 탈성장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교구장이자 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도 “오늘날 세계는 외적으로 물질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지만, 동시에 기후위기와 전염병으로 인류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가장 위태롭고 위험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한국 사회는 여전히 외적 성장만을 외치고, 경제성장 자본증식과 효율성 극대화에 큰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성장 중심 가치관을 버리고 생명 중심의 삶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번 심포지엄 첫 발제는 김현우(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위원이 ‘기후위기와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와의 관계’를 주제로 진행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는 UN에서 2030년까지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달성하기로 한 인류 목표 17개를 말한다. 17개 목표는 ‘사회발전’ ‘경제성장’ㆍ‘환경보존’을 축으로 하며, ‘인간’ㆍ‘지구’ㆍ‘번영’ㆍ‘평화’ㆍ‘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으로 나뉘어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김 위원은 “기후위기로 인해 SDG가 위협받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이산화탄소 농도ㆍ해양 산성화ㆍ지구 평균 표면 온도ㆍ해수면 상승 등은 SDG의 17개 목표 중 13개와 직접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결합이 기후위기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자본주의는 무분별한 이윤 동기와 무질서한 자유 시장이 낳은 대량생산 소비체제, 가부장제는 채굴주의와 자연과 종 착취ㆍ억압 체제의 구조화를 뜻한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탈성장 사회로의 체제 변화를 제시했다. 김 위원은 “탈성장은 상호부조와 돌봄이 기본이 되도록 사회를 재구축하고, 경제성장이 아니라 좋은 삶과 형평성을 지향하도록 삶의 목표를 재조정하도록 인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현주(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는 ‘시장경제와 기후위기의 관계’를 발제했다. 심 교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제안한 ‘통합 생태론’의 관점에서 오늘날 주류 경제인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에 대해 성찰했다. 심 교수는 “신자유주의 체제는 경제가 국가를 지배하는 것이라고 인식되고 있으나, 실상은 경제와 국가권력의 결합, 즉 금권정치 체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금권정치 체제는 초국적 기업에 의한 환경파괴와 인권침해를 결코 다룰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제 생태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심 교수는 “경제 생태론은 성장 중심의 시장경제, 즉 지구를 지배하는 근대의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전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별과 파멸을 전제하는 성장을 행복이라고 주장하는 근대의 문명을 거부하는 것”이라며 “경제 생태론은 주류경제 논리가 미치는 파국적인 영향을 폭로한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그러면서 “통합 생태론은 인간중심에서 생명중심의 미래로 나아가는 힘겨운 여정의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