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교구종합

미사, 가장 분명하고 극적으로 예수님 만나는 길

[특별기고] 코로나 사태와 미사 참여에 대한 신학 단상 / 조한규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 교수)

2020.05.31발행 [1566호]

▲ 인천교구 답동주교좌성당에서 24일 예비신자들이 세례를 받고 주님의 자녀로 거듭나고 있다. 본당은 마스크 착용, 발열 체크, 거리두기 등 지침을 준수하며 가족과 대부모만 참석한 가운데 세례식을 거행했다. 세례성사가 재개된 것은 지난 2월 말 공동체 미사 중단 이후 거의 석 달 만이다. 인천 답동주교좌본당 제공



‘코로나 19’의 여파로 우리 삶과 세상 전체에 이미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더 많고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있을 거라 예상됩니다. 교회와 신앙생활에도 큰 변화가 왔고, 이것은 우리에게 묵직한 묵상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화두는 코로나로 인한 미사 참여 관련 문제입니다. 올해 사순 시기가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 무렵, 한국 천주교회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미사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결정을 했습니다. 교회 공동체의 미사가 중단되자, 한국 천주교회는 온라인 방송을 통한 미사 참여와 매일미사 책을 읽고 묵상하며 ‘신령성체’(神領聖體, 실제적으로 성체를 모시는 것이 아니라, 성체를 모시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에서 마음으로 모시는 것)로 대체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코로나19로 불가피한 관면 허용

다행히 현재는 전국 교구가 미사를 재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미사 참여자는 성당 입구에서 발열 체크와 신상을 기록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미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제한적이고 조심스럽지만, 신자들이 함께하는 미사가 봉헌되고, 신자들이 성체를 모실 수 있게 되어 매우 다행스럽습니다.

올해는 그리스도교 최대 축일인 주님 부활 대축일에도 신자들이 미사와 영성체의 은혜를 누리지 못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참으로 감사한 상황입니다. 아직 모든 신자가 미사에 올 수 있거나, 오고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주일 미사 참여는 그리스도교 신자의 가장 중요한 의무사항이기는 하지만, 교회는 면역력이 약한 신자들,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들, 그리고 심리적 부담이 큰 신자들에게는 코로나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주일미사 참여 의무를 잠시 관면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신자와 본당의 사목자들은 현 상황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토로합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다시 코로나 사태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다시금 많은 신자가 자유롭게 성당을 오가고, 맘 편히 미사를 드리며, 본당 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까 등등.



미사 없이 신앙생활이 가능할까

방송으로 미사에 참여하고, 매일미사 책으로 묵상하며 신령성체를 하던 많은 신자가 처음에는 아쉬움을 이야기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편리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미 유럽 어느 나라 일부 교구는 사제 부족과 신자들이 매 주일 미사 참여가 어렵다는 이유로 코로나 사태 이전에 이미 주일 미사 의무를 관면해줬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사제가 부족한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 같고, 코로나19 사태는 물론 여러 이유로 주일 미사에 매주 참여하는 신자들은 점차 줄어들 것 같으며, 어쩌면 교회는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교회를 둘러싼 수많은 문제를 여기서 다 다룰 수는 없고, 단지 코로나로 야기된 미사 참여 문제에 관해서만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미사 없이도 신앙생활이 가능한가, 매 주일 미사에 오지 않아도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나의 삶과 구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가톨릭교회는 미사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서 더 할 수 없을 만큼 강조하고 또 강조합니다. 기도란 결국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만나고, 일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만나는 가장 결정적인 방법은 ‘하느님의 완전한 모상’이신 예수님을 만나는 것, 즉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몸을 정성스럽게 모시는 것입니다.



미사, 구원에 직접적·결정적 영향

예수님을 가장 분명하게, 가장 극적으로 만나는 방법이 바로 미사성제입니다. 미사는 “자비의 성사이고 일치의 표징이고 사랑의 끈이며, 그 안에서 그리스도를 받아 모시어, 마음을 은총으로 가득 채우고 우리가 미래 영광의 보증을 받는 파스카 잔치”(「전례 헌장」 47항)입니다. 그리고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미사성제를 바치는 것은 십자가상에서 예수님께서 죽으셨던 것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라고 했습니다. 미사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고 재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현재의 삶과 미래의 구원에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다면 아직은 조심스럽고 엄중한 이 시기에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 교회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교회는 언제나 미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합니다. 하지만 아직 몸과 마음이 편치 않으신 분은 교회의 지시대로 미사에 좀 천천히 나오셔도 됩니다. 대신 현재 성당에 나올 수 있는 분들은 반드시 미사에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미사는 어떤 기도로도 대체될 수 없는 가장 완벽한 기도입니다. 신앙생활은 내 힘으로 뭔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과 은총으로 사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교회와 미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은총과 평화를 잘 받으시고, 그 힘으로 올바르게 그리고 행복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