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기획특집

‘한국 교회의 그레타 툰베리’ 가이안·김도현 학생

[청소년 주일] 지구 환경 위해 행동하는 아이들

2020.05.31발행 [1566호]

▲ 녹색연합 자원 활동가로 기후위기를 알리는 캠페인을 하고 있는 가이안 학생(오른쪽). 녹색연합 제공

▲ 김도현(왼쪽)군이 16일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기념 주간 행사에 참여해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눈앞에서 그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기후위기와 싸우는 ‘잔 다르크’,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18년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던진 일갈이다. 15세 스웨덴 소녀가 국가 지도자들 앞에서 당당히 일침을 가한 데 전 세계가 주목했다.

툰베리에 공감한 청소년들의 기후행동은 지구촌에 들불처럼 번졌다. 국내에서도 ‘청소년기후행동’ 중심으로 거리 행진과 기후 파업 등 다양한 활동이 전개됐다.

아쉽게도 가톨릭교회 안에 청소년들이 주축이 된 환경단체는 없다. 대신 청소년 신자들은 교회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개별적으로 기후행동을 펼치고 있다. 16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일대에서 거행된 「찬미받으소서」 주간 행사에서도 어른들과 나란히 서서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었다. 환경을 사랑하는 동갑내기 두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탈핵집회 참여, 일회용품 줄이기 실천

가이안(클라우디아, 16, 수원교구 양동본당)양은 16일 「찬미받으소서」 주간 개막 미사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보편지향기도를 봉헌했다. 그는 주님께 “기후환경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힘을 우리 청소년들에게 주시어 우리가 살아갈 지구를 구하도록 도와주소서”라고 청했다.

가양은 천주교 농부학교 출신인 어머니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환경 문제에 관심이 컸다. 교회 안팎의 환경 활동에 참여할 기회도 많았다. 서울에서 열린 탈핵 집회에 여러 차례 참가했다. 일본 후쿠시마 청소년들과의 만남도 잊지 못할 귀한 경험이다. 두물머리 미사에서 맺은 천주교 창조보전연대와의 인연으로 DMZ 생태 탐방을 다녀오기도 했다. 기후위기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건 2년 전, 녹색연합에서 활동할 때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위기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남ㆍ북극에 사는 펭귄과 북극곰이 줄곧 눈에 밟혔다. 인류도 멸종위기종이 될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꼈다. 그 뒤로 꾸준히 기후위기 관련 기사도 읽고, 강연도 듣고 있다. 일상적으로 물과 전기 아끼기, 일회용품 줄이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그린피스 자원 활동가 기회 얻어

김도현(미카엘, 16, 서울대교구 잠실본당)군은 cpbc 유튜브를 보고 곧장 16일 기후 시위에 들고 갈 팻말을 만들었다. 평소 가까운 거리 자전거 타기, 분리수거 잘하기 등을 실천하는 등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본당 성가대와 전례부 친구 3명을 모아 명동대성당으로 향했다.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행동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고, 또 주교단이 발표한 기후위기 성명서를 읽고 김군은 교회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동시에 기후ㆍ환경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동력을 얻었다. 최근 그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자원 활동가로 활약할 기회를 얻었다.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자리다.

두 청소년은 “교회 내 환경ㆍ기후활동에서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이 더 넓어지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가양은 “교회 안에서 활동할 기회가 생긴다면 더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군은 “본당 친구들 덕분에 외롭지 않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처럼 다른 신자 청소년들과 같이 힘을 모아 기후행동에 나서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회 내 청소년의 적극적인 기후행동 참여는 머지않은 미래다. 앞서 가톨릭기후행동은 지난 1월 20일 출범 미사 때 사제ㆍ수도자ㆍ평신도ㆍ청년에 이어 청소년 대표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가톨릭기후행동은 앞으로 청소년과의 연대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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