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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회

[인터뷰] 박병상 "보육교사, 부모, 노인 의견 수렴하는 `돌봄 민주주의` 필요해"

돌봄의 외주화 문제 함께 고민해야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2-25 19:06
▲ 박병상 녹색전환연구소 연구 이사.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박병상 / 녹색전환연구소 연구 이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돌봄제도, 아이 맡긴 부모와 아이 돌보는 교사 처지 반영한 것인가?

어린이 돌봄제도 입법에 부모와 보육교사 참여시켜야

수혜자와 이용자 의견 수렴하는 ‘돌봄 민주주의’ 필요

시설기관 아니라 대상자에게 지원금 직접 지급하는 방안도 있어

아이와 어르신이 함께 돌보고 보살핌 받는 마을형 공동체 가능해


[인터뷰 전문]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졌던 위험의 외주화! 하지만 이미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돌봄의 외주화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관심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이사인 박병상 박사 연결해 우리 사회 돌봄의 외주화에 관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병상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동폭행사건은 보육교사의 자질 문제만이 아니라고 얼마 전 한 칼럼에서 지적하셨던데요.
어떤 면에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인성이 그렇게 고약하지 않아요. 특히 보육교사를 지원하신 분들의 인성이라면 우리보다 훨씬 더 따뜻하겠죠. 다만 그들이 제도에 얽매어 혹사를 당하다보면 업무를 빨리 처리해야 하잖아요. 저는 이거를 돌봄을 의뢰하는 부모의 처지, 또는 교사의 처지를 기초로 만든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런 (불합리한) 제도를 만들고 나서 거기에 지원할 사람을 뽑으니까 시설을 만들고 고용하고 일자리 늘렸다고 자랑하고 이런 게 우선이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거겠죠.


▷돌봄을 외주화, 민영화, 산업화 할 때 돌봄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다는 비판도 하셨던데요. 돌봄을 외주화 함으로써 생기는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봐야 할까요.

▶저는 칼럼에서 그걸 ‘접시돌리기’를 얘기했어요. 부모들이 일을 해야 하니까 시간이 없어서 아이를 맡기는 거잖아요. 내가 한 사람, 한 사람을 끌어안고 도닥거려주면서 해 주기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획일적인 규칙에 의해서 개성은 무시된 채 휘둘리는 사회 현상을 만들고 싶지 않잖아요.

이것이 제도에 의해서 실적을 요구하는 바우처(voucher) 체제라고 얘기하는데, 사람을 많이 끌어들일수록 지원금이 많잖아요. 바우처 제도를 끌어가는 게 자본이라고 하면 저 같아도 유치원, 요양원을 만들었던 사람 몇 명 채용했을 때 돈이 얼마나 더 드는데 몇 명이나 채용하고 싶겠습니까? 그런 거를 일반화시켰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물론 부모가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면 좋겠지만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육을 맡기는 건데, 육아와 돌봄의 외주화 현실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이런 거를 누구와 의논해서 제도를 운영하고 만들어야 하냐는 겁니다. 저는 제도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나왔다기보다 외국에서 왔을 텐데, 그런 거 운영할 때 혜택을 보든 이용을 하든 그 사람들에게 하나도 물어보지 않는다는 거예요.

돌봄의 민주주의라는 얘기를 최근에 들었는데요. 이거를 누가 결정하느냐? 코로나19에 훨씬 더 크게 대두되고 있는데, 개인의 희생으로 이런 거를 강요하는 것보다는 마을에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식의 주장을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100여 명 선생이 하더라고요.

돌봄의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내가 혼자 아이를 돌보겠다고 하면 지원금이 거의 없어요. 그런데 외주로 맡기면 지원금이 상당히 나오거든요. 그러면 부모들은 그 정도 돈을 제공해 주는 거라면 맡기면 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돌봄의 외주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외주화 방식을 개선하려면 그런 노력도 필요할 텐데, 돌봄의 외주화를 어떻게 개선해 갔으면 하고 바라십니까?

▶돌봄의 민주주의 같은 건데요. 돌봄을 아이들뿐만 아니라, 자꾸 뉴스에 나오지만 요양원 같은 데에는 지금 코로나 상황이라 방문도 못하고 있어요. 자기 아이 같은 경우는 민감하게 관심을 갖겠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아무래도 관심이 덜 가고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곧 돌아가실 분이라고 얘기하면 어떤 약을 처방하든 신경을 쓰겠습니까?

또 긴박한 분들도 국가에서 하겠지 하고 등한시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인터넷에서 조금만 찾아봐도 나옵니다. 쉽지 않더라고요. 가볍게 손 터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저는 바우처 제도가 좋은 뜻으로 시작한 거지만 정작 혜택을 보는 사람이든 이용을 하는 사람이든 의견을 묻지 않는 현 제도의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봅니다.
시작부터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없을까. 그렇지 않다고 보거든요.


▷그러면 국가나 지방정부가 주는 지원금을 기관이나 단체에 주는 바우처가 아니라 아이 부모나 노인에게 직접 제공하는 방안은 어떨까. 그것도 도움이 될까요.

▶바우처 제도에 들어가는 지원금이 한 사람당 한 달에 50만 원이라고 하면 본인한테 50만 원을 직접 지급한다고 가정해보죠. 노인이 그 돈 가지고 여행을 하면서 치료될 수도 있고 마을에서 잔치를 할 수도 있고, 아이들 용돈도 줄 수 있고, 스스로 자기 삶을 만들어 가면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바우처 제도는 그게 아니잖아요.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니까.


▷그런 면에서 직접 지급하는 방안도 하나의 개선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문의를 해 보고 시험도 해 보고 사례를 만들어야 되겠죠.


▷앞서 마을이 중요하다, 마을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문득 공동육아나 공동돌봄을 하는 사례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마음 맞는 이웃끼리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돌봄의 책임을 사회가 좀 더 효율적으로 나누는 법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박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마을이 있어요. 몇 군데 있겠지만 마포에 성미산 공동체라고 있죠. 부모들이 전문직이면 바쁘거든요. 아이들을 맡기기도 그렇고, 몇 년에 한 번씩 이사 가야 하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집을 같이 지었어요. 내가 아이들 돌보기 위해서 한 달에 백만 원도 더 주는데 저 멀리 취직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덜 받고 이 근처에서 우리끼리 아이를 돌보자는 거죠.

아이를 돌보는 사이에 어른이 같이 있다면 그 어른 중에서는 과거에 돌봄을 했던 분도 계시거든요. 건강한 분도 계세요. 그분들이 아이들과 같이 어우러지면 훨씬 건강해지고 아이들도 어른을 보살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나이 드신 분들의 인생 경륜을 알게 되죠.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해서 쳐다보지 않는 젊은이들이 그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거를 한 번 해봤으면 좋겠어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거든요. 아파트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도 공동공간이 많거든요. 지하에도 있고 관리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가능해요. 선례만 만들면 많이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마을 공동체 만들기도 하지만 아파트 내에서도 공동육아나 나눔터를 운영할 수도 있을 거라는 말씀이시네요.

▶노인에 들어가는 비용을 모아서 자율적으로 해보는 거죠.


▷그런 점에서 보면 돌봄의 외주화와 돌봄의 사회화의 차이, 이것도 한 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겠네요.

▶논의가 있는 것이냐 아니냐의 차이가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얘기했지만, 돌봄이 노인과 아이들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김용균 군이 2년 전 태안화력에서 비참하게 사망했는데요. 김 군은 오래 된 장비를 돌보는 거였어요. 그런 걸 허드렛일이라고 생각해서 외부 사람 고용해 싼값에 맡긴 거잖아요. 이런 걸 내부화해보면 어떨까요? 회사가 그런 일을 직접 처리하면 어두컴컴하고 지저분한 데서 하겠습니까? 그렇듯이 노인, 장애인, 생태계를 돌보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 대한 우리 사회 인식개선도 돌봄의 외주화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면 풀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봅니다.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이사로 계셔서 도시생태환경 전문가이신데 왜 돌봄의 문제를 제기했을까 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도시생태환경적 측면에서도 돌봄의 가족, 마을의 품으로 돌리는 일이 상당히 중요하네요.

▶생태라는 얘기는 다양성이라는 의미입니다. 다양한 의견을 나하고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는 게 아니고 받아들이고 논의하다 보면 내가 생각했던 방안들을 찾게 돼요.

생태계는 다양한 생물들이 있을 때 건강하듯이, 우리 사회에도 다양한 의견들이 존중될 때 건강할 수 있고 코로나와 같은 일이 벌어지더라도 그 대처가 지금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단단해질 거라고 기대합니다.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이사인 박병상 박사의 말씀 들었습니다.
박병상 박사님,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