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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슈 브리핑] 문희정 "전쟁터 같은 홍콩…주말 ‘계엄령 선포’ 우려"

cpbc 김유리 기자(lucia@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9-11-15 18:05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한 주간 국제 이슈와 화제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국제 이슈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먼저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더 격화되고 있다는 소식부터 전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던데요?

▶그동안은 시내 공원이나 광장, 도로 등에서만 이루어지던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대학 캠퍼스로 옮겨간 모양샌데요. 지난 12일 홍콩 중문대에서는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서고, 학생들은 화염병을 붙인 화살과 대형 새총 등으로 이에 맞서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이에 홍콩 내 대학들은 이번 주 수업을 전면 중단했고 한국인 유학생 1천6백여 명을 포함해 8개 주요 대학에 등록된 1만 8천여 명의 각국 유학생들이 자국으로의 귀국을 서두르고 있는데요. 경찰의 시위대를 향한 실탄 사격을 비롯해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부상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3일 시위에선 15살 학생이 경찰 최루탄을 맞아 위중한 상태고 도로 장애물을 설치하던 시위대와 실랑이를 벌이던 70대 남성은 날아온 벽돌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졌다가 사망했고요. 또 시위가 벌어지던 도로에서 검은 옷을 입은 3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교통대란도 벌어져서 홍콩 내에서는 이동하는 것 자체가 거의 마비됐다고도 하는데, 왜 그런 건가요?

▶시위대가 사흘째 대중교통 운행 방해 운동을 동시에 벌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곳곳의 철로 위에 돌이나 폐품 등을 던져 지하철 운행을 막거나 지하철 차량과 승강장 사이에 다리를 걸치고 서서 차량 문이 닫히는 것을 방해하기도 하고 주요 도로 역시 대나무, 벽돌 등으로 막아 65개 버스 노선의 운행도 중단된 상탭니다.


▷중국 중앙정부의 반응도 심상치 않은데 같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강경 대응을 직접 주문ㅎ고 나섰다고요?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에 가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위대를 폭력범죄 분자라고 규정하며 법에 따라 엄벌할 것을 주문했는데요. 단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며 홍콩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아직까지는 중국 중앙정부가 직접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는 피했습니다.

하지만 시 주석이 공식석상에서 홍콩 문제를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홍콩 개입이 임박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요. 게다가 외국에서 그것도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홍콩 문제를 언급한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어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스가 홍콩 정부가 이번 주말 통행금지령을 선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가 갑자기 삭제해 계엄령이 선포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홍콩 정부는 교도소 폭동진압 전문 대원들로 구성된 정예요원들을 시위 진압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상탭니다.


▷홍콩의 상황이 예사롭지가 않네요. 이번에는 미얀마로 가보죠. 민주화 영웅인 아웅산 수치가 해외에서 피소를 당했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

▶아웅산 수치 하면 우리에게는 노벨평화상을 받은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가족 중에 외국 국적자가 있으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미얀마 법 규정 때문에 대통령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대신 국가자문역이라는 자리를 만들어 실질적인 권한을 휘두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지시각으로 13일 로힝야족 인권단체인 영국버마로힝야협회(BROUK)를 비롯해 중남미 인권단체들이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을 비롯한 미얀마 고위 관계자들을 2017년에 있었던 로힝야족 집단학살과 관련해 아르헨티나 법원에 형사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수치 자문역이 그동안 로힝야족 문제를 방관하고 미얀마군을 두둔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직접적으로 소송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로힝야족 학살 사건, 어떤 사건인가요?

▶미얀마라는 나라는 불교도인 버마족 외에도 130개가 넘는 다양한 소수민족들로 구성된 나란데요. 서부의 라카인주에는 로힝야족이라고 해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이 약 130만 명 살고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그 곳에 정착해 있던 민족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영국 식민지 시절 버마족들을 관리하기 위해 영국이 방글라데시의 벵갈 지역으로부터 대규모로 유입시켰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문제는 이들이 식민지 시절 영국에 붙어 버마족을 탄압했고 미얀마 독립 후 상황이 역전된 겁니다. 로힝야족들에게는 시민권도 발급하지 않았고 이에 불만을 가진 로힝야 무장 세력도 나타나고 그러면서 미얀마군, 경찰과 교전도 벌어지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2017년 8월 미얀마군이 로힝야 반군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말 그대로 인종청소를 자행해 수천 명이 사망하고 74만 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난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국제사회가 계속해서 비판을 하고 있지만 아웅산 수치를 비롯해 미얀마 정부는 내정 간섭이라며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는데요. 특히 미얀마의 군부독재에 저항하며 민주화의 상징이 된 수치가 다른 민족의 인권 탄압에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실망했고 그녀의 노벨 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왜 미얀마가 아니라 아르헨티나에서 소송이 제기된 건가요?

▶인도주의에 반한 죄 등의 국제범죄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에서도 재판을 할 수 있다는 `보편적 재판관할권`(universal jurisdiction) 원칙에 따른 건데요. 인도주의에 반한 죄를 저지른 범죄인은 대부분 권력을 가진 자이기 때문에 소속국가에서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국제사법기구가 처벌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제3국이 범죄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둔 것이 바로 보편적 재판관할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자칫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이런 소송을 받아들이는 나라는 거의 없는데요.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앞서 스페인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 관련 형사 소송과 중국 정부의 박해를 받는 파룬궁 관련 소송이 제기된 선례가 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를 선택한 겁니다.

참고로 앞서 아프리카의 무슬림 국가인 감비아는 지난 11일 로힝야가 인종청소를 당했다며 이슬람협력기구(PIC)를 대신해 유엔 최고법정인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미얀마 정부를 고발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남미의 볼리비아에서는 대통령이 멕시코로 망명한 사건이 발생했네요?

▶현지시각으로 11일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볼리비아를 떠나게 된 것이 슬프다며 “그러나 더욱 강해지고 에너지를 얻어서 돌아오겠다”며 멕시코 망명길에 올랐는데요. 밤 늦게 멕시코 정부가 보낸 공군기를 타고 볼리비아를 떠났지만 볼리비아 정부와 일부 국가들이 영공 통과를 바로 허용하지 않아 꽤 오랜 시간이 걸려 12일 낮에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 도착했고 현재는 멕시코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떠난 볼리비아에서는 대통령 자리를 승계해야 할 부통령, 상원의장, 하원의장 등도 줄줄이 사임해 권력의 공백 상황이 발생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승계 순위에서 한참 뒤인 야당 소속의 상원 부의장이 자의적으로 임시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고 모랄레스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까지 격화되고 있어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탭니다.


▷그런데 모랄레스 대통령이 망명을 한 이유는 뭔가요?

▶지난 달 20일 볼리비아 대선이 치러졌는데요. 모랄레스 대통령이 4선 연임에 도전한 상황에서 우파 후보와 1, 2위를 다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자 개표가 약 83% 완료된 상태에서 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가 명확한 이유없이 개표를 중단했고 24시간만에 다시 재개됐지만 또다시 95.63% 개표 이후 멈춰 개표 조작 의혹이 일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2위를 달리고 있던 반대 진영이 시작한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대통령 퇴진운동으로 격화된 겁니다. 그리고 지난 9일 투표 과정에 적극 참관해왔던 미주기구(OAS)가 선거에 많은 부정 혐의가 있어 개표 결과를 추인할 수 없다면서 선거 무효 및 재선거 실시를 촉구하는 보고서를 냈는데요. 이에 볼리비아 군의 최고사령관과 경찰 수장이 모랄레스 대통령에게 사퇴를 요구했고 결국 지난 10일 사임을 발표하고 하루 뒤에 멕시코로 망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가 일종의 군부 쿠데타라는 얘기도 있던데 왜 그런 건가요?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여권은 군이 퇴진을 종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쿠데타`라고 주장하고 있고요. 쿠바, 멕시코,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 중남미 좌파 정권들 역시 모랄레스 대통령이 불법적 방식으로 권좌에서 물러났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선 개표 조작 의혹에 분노한 야권과 시민들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모랄레스 대통령의 퇴진을 촉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엄연히 헌법상 보장된 임기가 있는 데다 재선거를 실시하겠다던 모랄레스 대통령을 억지로 사임하게 만든 건 결국 군 최고사령관의 퇴진 요구였기 때문인데요. 존 폴가 헤시모비치 미국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볼리비아 군은 무력을 쓰지 않고 구두로 하야를 요구했다”며 “이를 위협으로 본다면 쿠데타고, 위협이 아닌 단순 권고로 본다면 쿠데타가 아닐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죠. <국제 이슈 브리핑>.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소식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