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버전으로 보기
뉴스 가톨릭

[기후 정의를 말한다] 조아라 "기후위기 앞당기는 ‘패스트 패션’, 옷 오래 입고 덜 사야"

cpbc 김혜영 기자(justina81@cpbc.co.kr) | 입력 : 2019-10-01 18:27 수정 : 2019-10-03 10:37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조아라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매주 화요일 기후변화와 관련한 쟁점과 이슈, 국내외 환경 뉴스를 통해 기후 정의를 생각해보는 코너죠.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 정의를 말한다>.

오늘은 조아라 연구원과 함께 ‘지속 가능한 의류 소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조아라 연구원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연구원님. 기후변화와 의류가 관계가 있습니까?

▶저희 연구소에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생활 중 의류 부문이 계절변화나 기후변화에 따라 가장 민감하게 바뀌는 것 같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계절 변화에 따라 우리의 옷차림이 달라지고 옷장 정리를 하잖아요. 의류가 중요한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거꾸로 의류의 소비가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2015년의 세계 의류 판매량을 보면 2000년보다 약 두 배 정도 증가하였는데요. 참고로 인구 증가율을 보면 전 세계 인구가 2000년 63억 명에서 2015년 73억 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인구 증가율, 또 세계 GDP 성장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의류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사람들이 의류 구매에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의류 소비량을 말씀해주시니까 자연스럽게 그에 따른 폐기물도 많이 발생할 것 같은데요. 의류 폐기물 발생량은 어느 정도입니까?

▶순환 경제의 중요 연구기관인 ‘엘렌 맥아더 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에서는 전 세계 소비자의 평균 옷 이용률, 그러니까 소비자가 옷 한 벌을 구매한 후 입지 않게 될 때까지 착용한 횟수가 15년 사이 약 30% 줄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2000년에는 사람들이 옷을 구매하여 10번 정도 입었다면 2015년에는 7번만 입고 버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의류 폐기물 발생량이 2016년 기준 하루 평균 259톤으로 연간 7억 벌의 옷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의류 소비 패턴에 맞추어 만들어진 것이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입니다. 빠르게 제작·생산되어 유통되는 의류를 의미하는 것으로 값싼 원료와 노동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고 옷의 내구성이 약합니다. 소비자가 옷을 구매하여 입고 버리고 다시 새로운 옷을 쉽게 사게 됩니다.


▷ 의류 폐기물 재활용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2015년 한 해 동안 5,300만 톤의 섬유가 생산되는데 사용된 섬유의 73%가 쓰레기 처리장에 매립되거나 소각됩니다. 12%는 값싼 천이나 충전재 등으로 저품질 재활용됩니다. 섬유의 원료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3%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의류를 생산할 때 투입되는 원료의 97%가 새로운 원료이고, 플라스틱이 주원료입니다. 이를 보면 많은 양의 자원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낭비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옷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은 많은 환경문제를 유발합니다.


▷의류 생산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현황은 어떤가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따르면, 세계 섬유 산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2억 톤에 이릅니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우리나라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7위죠. 우리나라의 약 1.7배입니다. 섬유 생산량의 60% 이상이 의류 산업에 사용되기 때문에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대 10%가 의류 산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030년에는 의류 산업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9%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러한 예측은 의류 생산이 여전히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의류 소비가 대폭 상승할 경우를 가정한 수치입니다.


▷현재의 의류 생산 공정이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군요. 의류산업의 환경적인 문제 이외에 또 다른 문제가 있나요?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처럼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은 없죠. 패스트 패션과 같은 저렴한 옷을 구매한다는 건 우리가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저렴한 의류 생산을 위해 수많은 의류 노동자가 안전과 노동 환경, 정당한 임금을 보장받지 못하고, 하루 14~16시간씩 장시간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습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는데요.

2013년 4월, 방글라데시에서 다국적 의류업체의 생산 공장이 입주해있던 건물이 붕괴되었습니다. 당시 건물은 부실 공사로 인해 언제 붕괴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고 당일사업주의 독촉에 떠밀려 일하고 있던 노동자 3,122명 중 1,129명이 사망하고 2,500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이 사고는 전 세계 의류 산업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해주신 의류 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전 어느 한 기업에서 ‘최대한 옷을 적게 구매하고, 구매한 옷을 오래 입자’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업사이클링 의류를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기업도 있습니다. 일전에 우리의 소비는 개인의 소비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품과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영향을 준다고 말씀드렸었죠.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의 의류를 소비함으로써 기업의 기후행동을 촉구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을 추가로 말씀드리면 의류에도 탄소발자국을 표시하여 소비자가 저탄소 의류를 선택하여 구매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옷을 구매할 때 가격, 브랜드, 디자인 이외에도 환경까지 고려하는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말이죠. 소비자가 친환경 의류를 구매하고 싶어도 어떤 옷이 친환경적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거든요. 기업이 탄소배출량을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이것이 의류를 판매하는 데 있어 세일즈 포인트, 강점이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하는 <기후 정의를 말한다> 조아라 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