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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도의 세상속으로> 미 헌법, 언론자유 제한 법률 제정할 수 없다

cpbc 이상도 기자(raelly1@cpbc.co.kr) | 최종업데이트 : 2018-11-24 13:53
▲ 세계 언론자유지도 <인용: 프리덤하우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대표적인 뉴스채널인 CNN의 싸움이 전 세계적인 흥미를 끌었다. 발단은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직후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었다. 당시 CNN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짐 아코스타 기자는 “미국 국경을 열어달라는 남미 국가 주민들에 대해 대통령이 폭도라는 표현을 썼다.”며 공격적인 질문을 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을 제지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이후 백악관이 아코스타 기자의 출입을 정지하자 이에 반발한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관리들을 법원에 제소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맞제소했다. 이에 미국 법원은 CNN의 손을 들어줬다. 워싱턴 DC 연방 지방법원의 티머시 켈리 판사는 “짐 아코스타 CNN 기자의 백악관 출입 정지는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선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다시 못되게 군다면 새 규정에 따라 쫓아낼 것”이라고 반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대로 한 방 맞았다는 건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미국의 풍토다. 만약 이런 일이 공산권 독재국가나 권위주의 정권, 왕정국가에서 벌어졌다면 결과는 뻔하다. 최근 터키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살해당한 사우디출신 언론인 ‘자말 카스끄지’를 생각해보면 이들 국가에서 최고지도자와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인다는 건 목숨을 내놓는 일이다.


미국에서 대통령과 기자가 공개적으로 충돌하고도 기자가 감옥에 가지 않는 건 언론의 자유가 확고하게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헌법 권리장전 1조는 ‘의회는 어떤 종교를 국교로 정하거나 자유로운 신앙행위를 금지하거나 언론 또는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인민이 평화롭게 집회할 수 있는 권리와 불만사항의 시정을 위해 정부에 청원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과 관련된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미국 헌법의 아버지들은 종교,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는 공화국 국민들이 태어나면서부터 갖는 권리로 생각했다. 미국 헌법의 규정은 우리 헌법 21조 1항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갖는다.’라고 한 것보다 더 포괄적이고 본원적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법률로 종교,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을 의회가 제정하면 헌법 위반이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다. 과거 미 의회에서 ‘의회 의원 공개 비판, 대통령 공개 비판’을 제한하는 내용의 ‘선동죄법’이 발의되자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은 집행을 거부했다. 선동죄법은 대통령 및 의회에 대해 국민들이 불만을 표현할 자유를 제한하므로 당연히 위헌이라는 게 제퍼슨의 생각이었다.


이렇게 헌법에서 언론의 자유를 확고하게 보장하고 있고 법원의 권위가 살아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CNN 짐 아코스타 기자의 백악관 출입증을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역사적 전통과 국민들의 힘이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만든 저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 가짜뉴스가 문제라며 1인 미디어를 규제하고 처벌하는 입법이 추진된 적이 있다. 하지만 1980년대 5공화국 당시 광주의 진실에 재갈을 물리고 보도했던 뉴스는 세월이 지나고 보니 가짜뉴스였다. 가깝게는 10여 년 전 세상을 달궜던 광우병 보도도 오류투성이였다.가짜뉴스가 유통되지 못하도록 막는 건 아주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언론, 출판, 표현의 자유를 정부가 재단하고 법률로 규제하려는 시도는 위험한 일이다.

이상도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