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금단의 땅…DMZ 바람직한 활용 방안은?

2019.06.11




[앵커] 그렇다면 66년 만에 민간에 개방된 DMZ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바람직한 DMZ 활용 방안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이학주 기자 어서 오세요.


1. DMZ, 앞에서도 얘기가 나왔지만 생태적 가치가 굉장히 크죠?

그렇습니다. 한반도는 지형이 길쭉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남북의 기후도 다르고, 생태적 환경에도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DMZ는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남북 생태계가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철새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겨울에는 추운 지방에 사는 두루미와 독수리가 오고요.

여름에는 동남아에서 서식하는 꾀꼬리나 파랑새가 머뭅니다.

동물 뿐 아니라 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북방계와 남방계 식물이 혼재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의 보고’ 라고 할 수 있습니다.

DMZ 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김승호 프란치스코 / DMZ 생태연구소장>
"전 세계를 통틀어 봐도 완전히 폐허가 됐던 상태에서 생태계가 온전히 복원되는 장소는 한국 비무장지대 밖에 없다고 볼 수가 있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생태계가 지구 안에서 새로운 실험을 하는 장소라서 굉장히 생태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생태적 가치 못지 않게 평화적 가치도 크잖아요.

네, DMZ는 전쟁의 상흔을 마주할 수 있는 생생한 장소입니다.

6.25 전쟁 이후 남북이 70년 가까이 대립해온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DMZ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남북은 DMZ에 있는 감시초소죠. GP에서 무기와 병력을 철수시켰습니다.

또 고성과 철원 지역 DMZ에는 ‘평화의 길’이라고 하는 둘레길도 생겼습니다.

대결과 분단의 상징이었던 공간이 점점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3. 그래서 DMZ를 생명과 평화의 공간이라고 하는 거군요.

맞습니다. 그런데 평화는 단순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평화, 정치적 평화만 의미하진 않습니다.

인간과 자연, 모든 생명체가 안전해야 진정한 평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DMZ의 가치가 더 크다는 평가입니다.

DMZ 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의 말을 더 들어보겠습니다.

<김승호 프란치스코 / DMZ 생태연구소장>
"그래서 비무장지대가 생성된 환경과 그 생태자연은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새로운 질서의 한 부분이잖아요. 이 질서의 한 부분을 우리가 어떻게 회복하고 보존하고, 질서의 가치를 인정하느냐가 진정한 평화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4. DMZ, 고성과 철원에 이어서 파주 구간도 곧 개방되는데요. 이런 움직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정부가 DMZ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DMZ가 일반 관광지처럼 소비되거나 무분별하게 개발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김승호 소장은 DMZ 개방이 급하게 추진되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들어보시죠.

<김승호 프란치스코 / DMZ 생태연구소장>
"(민간 개방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도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검토 없이 진행해서 되게 우려스럽고. 이 접경지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수없이 많은 개발행위들이 바로 그렇게 졸속으로, 아무런 고민 없이 무작정 진행되는 것이 안타까운 부분 중에 하나에요."


5. 그렇다면 DMZ를 바르게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경험한 독일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동독과 서독 사이에도 비무장지대가 있었습니다.

길이는 1400km 정도로, 우리 DMZ의 5배가 넘었는데요.

독일은 비무장지대 곳곳에 ‘그뤼네스 반트’라고 하는 자연보존지역을 설정했습니다.

그런데 DMZ 전역이 보존된 건 아니었습니다.

일부 지역은 사유지로 팔리거나 개발되기도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생태계가 많이 훼손됐고요.

난개발 문제와 땅 소유주 문제도 부각됐습니다.

그리고 개발과 보존을 두고 접경 지역에서 첨예한 대립도 벌어졌습니다.

다들 본인이 사는 지역이 개발되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6. 독일의 사례에서 어떤 점을 눈여겨 봐야 할까요?

우리 DMZ는 ‘그뤼네스 반트’보다 생태적 가치가 훨씬 더 큽니다.

지형적 특성 덕분에 DMZ 생물의 종 다양성은 매우 풍부한데요.

그래서 한국적 평화와 생태 모델을 만드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DMZ 일부가 아니라 전역을 보존하자는 합의와 전제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DMZ에 남아 있는 군사시설도 보존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일은 군사시설을 혐오시설로 보고 대부분 철거했는데요.

역시 이 과정에서도 생태계 파괴가 있었습니다.


7. 그런데 군사시설 철거로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는 의미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일리가 있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DMZ는 생생한 평화교육 현장입니다.

아픈 역사도 엄연한 우리의 역사 아니겠습니까?

군사시설을 통해 다시는 한반도에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교육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DMZ에 국제평화대학이나 생태학교를 설립할 수도 있겠죠.

한마디로 DMZ를 전세계인이 평화와 생태를 공부하는 장소로 만들자는 뜻입니다.


▷ 지금까지 DMZ의 올바른 활용 방안을 생각해봤습니다. 이학주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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